경향신문 성차별 사건에 대해_작성자 : 유체

이 글은 2015년 3월 8일에 구글문서로 작성된 후 트위터에 링크가 공유되었습니다.

https://docs.google.com/document/d/1qM97QXXo11Fspf6yRHzADFCVYKcCMACwrgSVte-fALs/edit

당시 제가 참고했던 글들의 링크입니다.

오서님의 문제제기 >
경향신문의 공식 해명 >
오서님의 반박글 >

현재 (2016년 3월 16일) 기준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의 경향신문 성차별 사건 조사 결과’는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시한번 오서님의 페미니즘을 응원하는 동시에, 사회적 타자로서의 여성의 날선 비판과 시선을 배제하지 말아야  마땅할 진보언론으로 호명되기 어색할 정도로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인사지침과 인재관, 사내문화가 지속적으로 의심되는 ‘경향신문’측에 우려를 표명하는 바입니다.

경향신문 성차별 사건의 국가인권위 조사결과_dumu >

[문제제기 요약]

-경향신문 취재기자 분야의 합격자 남/여 성비의 변화가 2013년의 5:1 에서 2014년의 3:2로 완화되었으나, 여전히 남성의 비율이 높다는 점
-2014년도의 경우 서류심사와 필기시험까지를 통과한 지원자들의 남/여 성비가 3:7 이었는데, 최종 면접 직후 3:2로 합격자의 성비가 크게 역전되었다는 점
-여성지원자들 개개인의 무능함때문에 구성된 성비가 아닌, 성차별의 결과로서의 성비라고 의심되는 지점 :

1. 면접관들이 여성 지원자를 질문없이 일정시간 방치했던 무성의한 태도.
2. 2014년도의 단서 : 10명의 여성 입사지원자로부터 1과 같은 경험을 했다는 제보가 있었고 이와 관해 오서님에게 카카오톡 대화기록이 있음.
3. 2013년도의 단서 : 여성지원자를 향한 채용차별 내부논란과 외부로부터의 시정권고 조치가 있었다는 설.
4. 2014년에 제보를 한 10명의 여성 입사지원자중 1명이 비교적 면접관들의 체력적 소모가 덜한 오전조에 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9명의 여성들과 같은 방식의 면접태도로 대면당했다는 점. 이로서 면접관들의 단순한 피로상태는 1의 근거가 되기에 개연성이 희박함.
5. 남성 지원자들로부터 위와 같은 문제제기는 여지껏 나온 적이 없고, 오히려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는 증언만이 있다는 점.

[1] 오서님의 “아직도 경향의 관건은 ‘성차별 의혹 해명요구에 대한 대응’이 아닌 것 같습니다.” 라는 판단에 동의합니다. 저는 이것이 페미니즘과 평등한 노동권 추구로부터 나온 정당한 문제 제기로서 경향 신문 측에게 전달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근거는 2가지입니다.

1.1 제기된 문제들을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못박으려는 태도

공식 해명글의 말미에 ‘명예훼손’을 언급하는 것은, 이 모든 것을 한 채용 탈락자가 일으킨 스캔들로 규정짓고 ‘환경미화’의 수준으로만 사태를 다루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1) 오서님에게 일절 건네진적 없는 ‘시시비비를 가려 보자는 제안’이란 것을 꾸며내 마치 오서님이 자신들과의 협상책을 무시하고 공격적인 담론 형성에만 몰두해온 것처럼 가정하고 2) 성비의 불균형을 숨기기 위해 오서님이 문제제기한 ‘취재기자’들의 합격자 성비가 아닌 편집기자직과 출판취재기자까지 모두 포함한 성비 남녀 3:4로 언급한것은 비겁하다고 생각합니다.

1.2 불균형한 성비의 근거와 성비의 실제 수치적 자료를 제시하지 않음

오서님이 반박글에서 “제가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에 대해서는 경향 측에서 적극적으로 입증해주셨으면 합니다. 먼저 취재기자 부문 최종면접에 오른 남녀 총 인원수와 최종합격자 성비를 요청드립니다.”라고 말씀하셨듯이 경향신문은 자신들의 입장을 객관적인 자료로서 해명해야 할 것입니다. 서류심사와 필기시험을 통과한 압도적인 숫자의 여성들이 면접이후에는 어째서 급격하게 남성에게 추월당했는가? 왜 매년 취재기자직 부문의 합격자 성비는 남성이 우세를 차지해야 했는가? 에 대한 답을 명확히 해주셔야 합니다. 만약, 취재기자 부문의 여성 지원자들이 ‘최종 면접’ 과정에서 몇가지 지엽적인 여성다움(외모, 관습적 여성어 사용, 질문에 대답하는 완곡한 태도)을 취재기자로서 갖춰야 할 자질과는 아무런 개연성도 없이 평가받았어야 했거나, 여직원이 향후 회사에서 남직원에 비해 실무적으로 열등할 것이라는 면접자들의 젠더 편견을 암묵적으로 맞닦뜨려야 했다면 이것은 명백한 성차별이므로 경향신문은 이에 대해 사과하고 향후 시정해야 할 것입니다.

[2] 오서님에 대한 지지 표명은 어떤 식으로 제안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2가지 입니다.

2.1 담론의 공론화

늦어지긴 했지만 종국에는 여성의 날을 며칠 앞두고 경향신문측에서 공식해명을 했고, 오서님이 지적하셨듯이 2014년의 합격자 발표는 SNS상에서 문제제기가 촉발된 이후였다는 점에서 2013년의 5:1 이라는 남녀 합격자 성비가 2014년에 그나마 3:2로 완화되는 것에 일조하는 무언가, 압박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만들어져 왔던 게 아닌가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판이 더 거대해져야할 태풍이라면 찻잔속을 벗어나 공론화되는 것이 옳은 흐름일 것입니다.

저는 서로 다른 노선의 페미니스트, 개인들 간에 3가지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빈곤화
이것이 왜 우리의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며, 이때의 ‘우리’는 어떤 개인들로 구성되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여성, 성소수자가 남성과 평등한 임금/기회를 보장 받지 못하고 자신의 젠더가 남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해지는 사회적 배제에 저항하지 못한다면, 감내와 굴종을 강요받을 것은 결국 모든 종류의 빈곤이겠죠.

여성과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쉬쉬하며 나쁜 서사를 반복해오던 성차별을 가시화해서 목소리를 높이고자 연대하는 여성들에게 ‘폭력적이다’ 라며 훈수를 두려는 태도는 ‘그건 애초에 의미 있는 문제가 아니거나, 해결되기가 불가능한 아이러니’라는 말과 다르지 않고 그 배면에는 페미니즘에 대한 냉소와 공포가 중첩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와 진보를 결정적으로 구성하는 젠더
빈곤에서 벗어날 권리, 평등하게 노동할 권리는 여성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양보하거나 사양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자명합니다. 여성의 자리에 노동자, 맑시스트, 생태주의자 등등의 주체들을 배치해도 마찬가지로 그러한데, 이제껏 이 사건에 대해서 진보를 자처해오던 상당수의 남성 명사분들은 무시와 조롱, 몰이해로 일관해 오셨습니다. 경향신문은 진보적 매체를 표방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그토록 그분들에게 공격당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독재자의 딸로서 제3세계 미망인정치를 구현할 수 있었던 한국이란 나라에서, 페미니즘과 젠더 이슈가 이토록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당하는 것이 저는 의아합니다. 이 사건에 대한 이창근님의 관점과 무지개농성장에 찾아왔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행동에서 제가 볼 수 있는 희망은 페미니즘이 연대의 발송지인 동시에 수신지, 하나의 오롯한 운동으로 대우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페미니스트인 저는 이런 가능성, 더 확장되어야 그게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2.2 연대의 가시화

#나는페미니스트입니다 가 트위터 밖으로 확장되 책이 만들어지고, 모임이 생겼듯이 이 사건과 관련해서 ‘연대하고 있음’이 어떤 방식으로 가시화될 수 있을까요? 거칠게 열거해보았습니다.

라운드 테이블 / 언론노조 안에서의 공론화 / 오서님 이외의 제보자들, 성차별을 받은 입사지원자들의 사례 수집 / 경향과 각 언론사의 취재기자부문 채용성비 비교 인포그래픽 아카이브